이란과 몽골,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먼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략 4,000km 정도 떨어져 있고 이란은 서아시아에 몽골을 동아시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환경도 서로 달라 서로 다른 차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차 문화
이란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약 99%가 이슬람교를 신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통일성은 이란의 음료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며, 알코올음료를 금하는 이슬람 교리 때문에 이란에서는 커피, 차, 요구르트, 과인 주스등의 음료 문화가 발전하였습니다.
이란의 차 재배
이란의 홍차는 차이라고 불립니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차를 사용하여 차이를 만들었지만, 점차 차이가 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음료가 되자 19세기말에 인도에서 가져온 묘목으로 재배를 시작하였습니다. 첫 시작은 이란의 북부 카스피해 지역에 심어 차를 재배했습니다. 차 재배에 성공하자 약 300km 떨어진 마잔다란까지 차 밭을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 대부분은 이란 내수용으로 사용됩니다.
바자르와 차이 카네
이란의 어느 도시를 방문해도 중심지에는 바자르라는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바자르는 이란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바자르 내에는 반드시 찻집인 차이 카네가 있습니다. 차이 카네는 이란인들에게 만남과 사교의 장 역할을 합니다. 페르시아인들의 낭만과 여유가 묻어 나오는 차이 카네는 차이와 함께 간단한 먹을거리를 즐기고, 오렌지, 사과, 민트 등 다양한 향이 가미된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사교의 공간입니다. 차이 카네는 수백 년 된 바자르에서는 물론 도로변의 휴게소, 경치 좋은 강가의 다리 밑, 마을의 입구, 공원 등이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이란인들은 잠시 더위를 피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을 대, 친구들과 만날 때, 차이 카네를 즐겨 찾습니다.
이란의 전통차로는 바하루차가 있는데, 더운 날씨에 지치기 쉬운 몸을 위해 이 차를 마십니다. 바하루차는 바하루 나랜지, 펠레치 등 이란의 전통 약초로 만들어지며 홍차와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몽골의 차 문화
몽골은 몽골 초원 지대와 황산 산맥으로 둘러싸인 땅으로 그 특별한 지리적 환경은 몽골의 차 문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문화적 특색으로 여러 나라마다 각기 독특한 차 문화가 있는 것처럼 몽골에도 수테차라는 독특한 차가 있습니다. 몽골인들은 유목민족의 특성상 과일이나 야채는 거의 먹지 못하며 주로 고기나 유제품만 섭취했기 때문에 부족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차에서 보충합니다. 또한 육식에 의해 몸이 산성화 되는 것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수테차
수테차는 우유에 차와 소금을 섞어서 만듭니다. 이때 사용하는 우유는 소젖뿐만 아니라 양크젖, 양젖, 염소젖, 낙타젖 등도 이용합 수 있습니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하루를 수테차로 시작해서 끝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손님이 왔을 때도 반드시 수테차를 대접합니다.
수테차를 만드는 방법은 우선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이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물이 끓으면 찻잎이 벽돌 모양으로 딱딱하게 압축된 흑차인 청전차를 필요한 만큼 쇠망치로 부수어 냄비에 넣습니다. 찻물이 충분히 우러나면 찻잎은 냄비에서 꺼내 버리고 그다음에 소금을 넣고 간은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우유를 부어 다시 끊인 후 큰 국자를 이용해서 냄비 속의 차를 떠내 거의 얼굴 높이에서부터 냄비에 붓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는 높은 곳에서부터 차를 따르면 공기와 차가 잘 섞여 수테차의 맛을 더 좋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맛없는 음식보다 수테차가 더 낫다
몽골인에게 수테차와 함께 무엇을 먹어야 하는 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테차는 그 자체가 중요할 뿐입니다. 몽골의 식당에서는 수테차가 물을 대신합니다. 모든 손님들은 음식과 함께 수테차를 꼭 주문하는데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수테차를 물처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면서도 물 대신 수테차를 마십니다. 몽골에는 '맛없는 음식보다 수테차가 더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테차를 주식보다도 더 많이, 더 자주 먹습니다. 그러나 몽골에도 서양 문물이 많이 유입되어 수테차 대신 커피나 홍차를 마시는 인구가 늘었습니다.
이란과 몽골은 위와 같이 종교, 지리, 문화적 요소 등으로 독특한 차 문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란은 이슬람 교리에 따라 차를 중심으로 한 음료 문화를 형성하였으며, 몽골은 지리적 환경과 유목민의 식습관으로 인해 수테차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차 문화는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