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와 홉 이야기 세 번째 - 홉

세 번째 이야기는 맥주 양조 과정에서 맥아와 더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홉에 대한 것입니다. 홉은 특유의 쓴맛과 향으로 인해 수많은 맥주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술을 술로 마시느냐 아니면 맛과 향을 즐기느냐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겠지만 다양한 홉이 가진 그 향기가 마실 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사실일 겁니다.

 

홉이란

홉은 식물입니다. 홉의 생긴 모양은 원뿔 고깔 모양입니다. 홉의 화서( 꽃 화 : 花 차례 서 : 序 꽃이 꽃대에 붙는 순서 또는 배열을 나타내는 말)는 산형( 우산 산 : 繖 형상 형 : 形)입니다.

사실 이런 한자는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기에 화서는 꽃차례라는 우리말로 산형은 우산꼴이라는 우리말로 바꾸어 홉의 꽃이 꽃대에 달리는 모양이 우산꼴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식물들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것으로는 미나리, 파, 당근, 파슬리, 양파 등이 있습니다. 

 

홉의 생태

홉은 다년생 식물이며 암수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야생 홉은 뿌리줄기에서 이른 봄에 싹을 틔우고 이 새싹은 포도처럼 덩굴처럼 자라며 성장속도가 하루 평균 10cm 정도입니다. 홉은 일반 다년생 식물과 같이 줄기가 목질화되지 않으며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뿌리만 남아 다음 봄에 다시 싹을 틔웁니다. 수명은 최대 20년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홉 재배

맥주에 사용하는 홉의 꽃차례는 수컷이 아닌 암컷 홉에서 채집됩니다. 위에 보시는 암컷 홉의 꽃차례를 수확하여 맥주 양조에 사용합니다. 

 

수컷 홉의 꽃가루에 의해 암컷 홉과 수정이 일어나면 맥주 양조에 필요한 홉에서 추출하는 향신료의 양을 감소시키고 홉의 꽃차례의 자라는 속도가 빨라져 수확기간이 단축되며 과도하게 자란 암컷 홉의 꽃차례는 불쾌한 맛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양조장에서의 가공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홉의 재배에는 암컷 홉만을 재배합니다.

 

홉을 재배하는 방법은 포도처럼 덩굴 성질을 가지고 자라므로 새싹 주위에 7m 정도의 보조 지지대를 설치하고 홉이 지지대를 따라 자라도록 합니다. 홉의 꽃차례가 익어 수확기에는 홉의 밑동을 바닥 근처에서 자릅니다. 이것은 홉이 다년생 식물의 기본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어 추운 기후에는 땅속의 뿌리줄기상태로 월동을 하므로 수확 시에 땅 위로 자란 줄기를 모두 잘라내는 방식으로 수확합니다. 과거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덩굴에서 홉방울을 채집했지만 지금은 기계로 홉 덩굴에서 방울을 채집합니다.

 

홉 가공

수확된 홉방울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이 수분이 약 11% 정도 남을 때까지 가마에서 건조를 합니다. 그다음 홉방울을 압착하고 냉각합니다. 때로는 진공 포장을 할 때 유통기한을 더 길게 가져가기 위해 가공 형태를 펠릿(작고 압축된 원통모양) 모양으로 만듭니다. 

 

홉은 따뜻하거나 공기를 차단하는 진공포장을 하지 않을 경우 홉방울이 가진 향이 공기 중으로 휘발되어 향신료로서의 가치를 35%나 잃게 됩니다. 

 

홉 사용

생산, 재배되는 홉의 95%는 맥주 양조에 사용됩니다. 맥주에 홉이 사용된 이야기는 이전글에 남겨 놓았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홉방울이 펠릿 형태로 가공되어 사용됩니다. 하지만 초록 맥주(그린 비어)에는 수확한 홉을 건조하지 않고 직접 사용합니다.

 

홉방울의 성분은 향료 및 방부제 역할합니다. 홉의 성분 중 쓴 맛을 내는 물질은 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어 과거에 홉을 맥주 양조에 사용하여 유통 기한을 크게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수많은 개량을 통해 허브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맛과 향을 가진 여러 종류의 비터(쓴) 홉과 아로마(향) 홉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홉의 국가별, 종류별 향과 맛에 따른 홉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맥주 그리고 맥아와 홉 이야기 두 번째 - 맥주